[독자편지]사고현장 견인차가 먼저 도착 『씁쓸』

  • 입력 1996년 11월 13일 20시 39분


얼마전 집앞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도로 한복판에 찌그러져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승용차 두대가 서 있었는데 상당히큰사고인듯했다.차의 상태로 보아 운전자들도 중상을 입었음에 틀림없다.경찰차가 출동, 교통정리에 분주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환자를 후송할 앰뷸런스는 보이지 않고 견인차만 두대가 나타나 찌그러진 차량을 견인해 가기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구급차는 한참 뒤에 나타나 피를 흘리고 있는 부상자들을 옮겨 태우고 있었다. 그 사이에 견인차는 사고 차량들을 끌고 가버렸다. 그 광경을 보며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교통사고는 부상자에 대한 응급처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 사고 현장에서는 부상자보다 차량이 오히려 더 빨리 후송되는 형편이니 사람의 생명이 차보다 못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견인차가 구급차보다 신속하게 출동하는 것은 무엇인가 잘못된 일임에 틀림없다. 어떤 경로로 사고 현장에 그렇게 빨리 도착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부상자는 무시한 채 사고 차량을 서로 견인해 가겠다고 다투는 모습은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였다. 마치 먹이를 앞에 놓고 으르렁거리는 맹수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혀를 차지 않을 수 없었다. 정 상 명(전남 목포시 용당2동 유달아파트 1동 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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