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대형폐기물 신고필증 붙여놔도 수거안해

  • 입력 1996년 11월 13일 20시 39분


지난 8월 아랫집에 사는 사람이 이사하기 전에 집 앞 쓰레기 분리수거 장소에 TV를 버렸다. 그때까지 자신들이 보던 것이어서 충분히 쓸 수 있는 상태였다. 사려깊은 그집 주인은 「사용가능」이란 종이를 붙여 놓았지만 그 누구도 TV를 가져가는 사람은 없었다. 며칠동안 그 모습을 보다 못한 TV주인은 일부러 동사무소에 가서 신고, 수수료를 내고 「대형폐기물 신고필증」을 붙여 놓았다. 그 집은 이제 그뒤 이사를 했으나 신고필증이 붙은 TV는 여름부터 11월 중순인 지금까지 비에 맞고 빛에 바랜채 흉물스럽게 그 자리에 그대로 놓여있다. 집에서 쓰던 응접실 의자 식탁 비닐장판 가스레인지 등 부피가 큰 가구들에 폐기물 신고필증을 붙여놓아도 요즘은 금방 치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주민들은 환경미화원과 흥정을 하게 된다. 동사무소에 신고하고 필증을 붙이는 대신 미화원이 요구하는 수거금액을 주면 그날 그날 치우거나 늦어야 일주일 안으로 집어간다. 이와 같이 국가에서 정한 제도와 절차는 무시되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뒷 돈을 건네면 쉽게 처리가 되고 있으니 한심하다. 신고필증이 붙은 TV는 아마 그자리에서 한겨울에 눈을 뒤집어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신 미 숙(서울 구로구 항동 우진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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