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축구스타 디에고 마라도나는 정말 그라운드를 떠날 것인가.
아르헨티나의 클라린지는 13일 마라도나가 라디오 리베르다드방송 및 아메리카 텔레비전과의 회견에서 현역은퇴 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회견도중 매니저 기제르모 코폴라가 마약밀매혐의로 구속된 사실을 괴로워하면서 울음을 터뜨렸으며 『앞으로는 더 이상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혀 은퇴를 선언했다는 것.
마라도나는 또 카를로스 빌라르도 보카 주니어스팀 감독과 함께 한 자리에서 『주위 상황이 나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면서 『두 딸을 생각해 자살하지는 않겠지만 나는 지금 정신적으로 무너져 있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가정불화와 약물중독 등 계속되는 기행과 스캔들로 끊임없이 관심의 표적이 돼왔던 마라도나는 현재 친자확인소송에도 휘말려 있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한 여인이 7개월된 아이를 데리고 나타나 마라도나가 이 아이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이를 입증하기 위한 친자확인소송을 제기한 것.
마라도나가 친자확인소송에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탈리아 프로리그에 활약할 당시 크리스티나 시나그라라는 여인과의 사이에 열살난 아들을 하나 둔 것으로 밝혀져 지금까지 매달 4천달러를 양육비로 보내고 있다.
계속되는 스캔들로 파문에 휩싸인 그는 침체된 기분을 달래기 위해 국외로 떠나고 싶어 하지만 지난 94년 집으로 찾아온 취재기자에게 공기총을 쏜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출국이 어려운 상태.
마라도나는 소송에 휘말린 직후 아르헨티나의 한 TV에 출연해 『축구선수로서의 마라도나는 죽었다. 이제 힘도 없다. 자고 나면 모든 것이 나를 괴롭힌다』고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었다.
마라도나는 이밖에도 지난달 집에서 가진 파티도중 방에서 코카인 5㎏이 발견돼 관련여부에 대해 아직 수사가 진행중이다. 그는 최근 정밀진단결과 약물과다사용으로 인해 뇌가 손상됐다는 소견이 나오기도 했다.
코카인 소지 및 투여혐의로 체포 또는 구속된 전력이 있는데다 두차례나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선수자격정지처분을 받은 마라도나.
한때 신기에 가까운 기량을 선보이며 「축구신동」으로 쏟아지는 찬사를 받았던 위대한 축구스타는 이제 끝없이 터지는 스캔들속에서 따가운 시선을 견뎌내야하는 암울한 처지에 직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