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지하상가 주인 『지갑 보자』며 억지판매

  • 입력 1996년 11월 14일 20시 29분


일주일 전쯤 친구를 만나러 영등포 지하상가의 한 옷가게 앞을 지나게 됐다. 밖에 진열된 옷이 눈에 띄기에 걸음을 멈추고 들여다 보는데 가게 주인이 나오더니 옷을 들고 안에 들어와 보라고 했다. 『마음에 안들면 안사도 되죠』하고 물으니 『그럼요. 안사도 되니까 어서 들어와요』하기에 옷을 들고 들어갔다. 하지만 밖에서 얼핏 본 것과는 다르게 바느질도 엉성한 듯하고 모양도 색깔도 마음에 썩 들지 않았다. 더군다나 13만원이란 가격표를 보고 속으로 놀랐고 수중에 2만7천원밖에 없어 『돈도 모자라니 다음에 살게요』하고 나가려 했다. 그러자 주인이 붙잡고는 『개시도 못했는데 그냥 가면 어떡하느냐』면서 얼마가 모자라느냐, 싸게 해준다, 카드도 된다, 심지어는 얼마 있는지 지갑좀 보자고까지 했다. 몰아붙이는 듯한 태도에 겁이 나 지갑의 돈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주인은 돈을 꺼내고는 아주 싸게 준다며 옷을 갖고가라고 했다. 2만7천원 주고 산 13만원짜리옷. 하지만 싸게 샀다는 기분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표시된 값은 바가지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돈도 돈이지만 억지로 산 옷이라 마음에 들지도 않았다. 다시는 그곳에 가고 싶지않다. 친절하고 성숙한 판매 의식이 아쉽다. 조 은 영(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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