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나이트(216)

  • 입력 1996년 11월 17일 20시 17분


제6화 항간의 이야기들〈6〉 형리는 유태인 의사의 목에다 밧줄을 걸면서 혼자말처럼 웅얼거렸다. 『이런 희한한 교수형은 처음 보겠는 걸. 이렇게 자꾸만 죄수가 바뀐다면 대체 누구의 목을 매달게 될지 모르겠는 걸』 그때였다. 이번에는 재봉사가 사람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오며 소리쳤다. 『기다리시오! 그 사람을 죽이면 안돼요. 살인자는 바로 저올시다』 그가 이렇게 소리치며 달려나오는 걸 보고 형리는 다시 중얼거렸다. 『오라, 이번에는 또 너로구나! 이러다간 형 집행은 대체 언제 한단 말인가? 정말이지 나는 이렇게 질질 끄는 교수형은 딱 질색이란 말야』 그러나 총독은 몹시 흥미로워 하는 표정으로 재봉사에게 물었다. 『꼽추를 죽인 것이 그대라고? 어떻게 된 일인지 그 경위를 말해보라』 그러자 재봉사는 말했다. 『그 경위를 말씀드리자면 이러하옵니다. 저는 어제 아내와 함께 놀러 갔다가 저녁무렵에서야 집으로 돌아오다가 꼽추를 만났습니다. 꼽추는 술에 취해 둥둥 북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하도 재미있어 저는 그에게 말을 걸고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며 재미있게 지내려고요. 그런데 식사를 하는 도중에 저의 아내는 생선 한 토막을 집어 꼽추의 입에 넣어주면서 씹지 말고 통째로 삼켜보라고 했습니다. 아내도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 그저 흥에 취해 장난을 좀 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화근이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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