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간송 전형필선생을 추모하는 달이다. 선생을 기리는 일련의 학술회의와 전시회들이 요즘 잇달아 열리고 있어 늦게나마 가슴 뿌듯하다. 그중에 가장 두드러진 것은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미술품 전시회라고 본다.
간송은 잘 알려져 있듯이 우리의 문화재를 일제의 약탈에서 구해낸 「문화 독립운동가」였다.
이 같은 선생의 정신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으며 때늦은 감이 있지만 간송을 이달의 문화인물로 선정한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나 문화체육부 청사 앞에 걸린 플래카드에 적힌 한 귀절이 그를 평가절하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바로 간송을 「문화재 수집가」라고 표현한 점이다.
그 분은 단순한 문화재 수집가가 아니었다. 더욱이 개인적 취미를 위해 골동품을 수집한 여느 수장가와는 전혀 다르다. 선생은 민족과 국가를 생각하고 자신을 희생한 애국자였다.
이 달의 문화인물들이 모두 다 이같은 정신을 가진 분들을 중심으로 선정되는 것으로 안다. 문화체육부는 그 분들의 뜻을 기릴 수 있도록 보다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어구를 채택하도록 노력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동 수(서울 광진구 광장동 570 상록타워 200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