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간송 『문화재수집가』 평가 유감

  • 입력 1996년 11월 17일 20시 21분


11월은 간송 전형필선생을 추모하는 달이다. 선생을 기리는 일련의 학술회의와 전시회들이 요즘 잇달아 열리고 있어 늦게나마 가슴 뿌듯하다. 그중에 가장 두드러진 것은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미술품 전시회라고 본다. 간송은 잘 알려져 있듯이 우리의 문화재를 일제의 약탈에서 구해낸 「문화 독립운동가」였다. 이 같은 선생의 정신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으며 때늦은 감이 있지만 간송을 이달의 문화인물로 선정한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나 문화체육부 청사 앞에 걸린 플래카드에 적힌 한 귀절이 그를 평가절하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바로 간송을 「문화재 수집가」라고 표현한 점이다. 그 분은 단순한 문화재 수집가가 아니었다. 더욱이 개인적 취미를 위해 골동품을 수집한 여느 수장가와는 전혀 다르다. 선생은 민족과 국가를 생각하고 자신을 희생한 애국자였다. 이 달의 문화인물들이 모두 다 이같은 정신을 가진 분들을 중심으로 선정되는 것으로 안다. 문화체육부는 그 분들의 뜻을 기릴 수 있도록 보다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어구를 채택하도록 노력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동 수(서울 광진구 광장동 570 상록타워 20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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