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어머니가 부산에 혼자 살고 계신다. 아들도 없이 딸 둘을 출가시킨 뒤 홀로 지내는 생활보호 대상자다. 요즘 병원에 입원해 계신데 생활에 쫓기다 보니 제때 찾아뵙지 못하다가 며칠전 짬을 내 병원으로 가봤다.
밤중에 몸이 너무 아파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가서 각종 검사를 받으면서 큰 낭패를 당한 일이 있다고 하셨다. 대장검사를 받고 조금 있다가 뒤가 급해 화장실에 가는데 도중에 위속의 약물이 마구 흘러 환자복을 적시며 복도에까지 떨어져 내렸단다. 너무 당황해 어쩔줄 모른채 쩔쩔매고 있을 때 마침 수간호사가 지나다 보고 『할머니 걱정마세요』하면서 샤워실로 데려가 옷을 다 벗겨 목욕까지 시키는 등 뒤처리를 말끔히 해주었단다.
어머니는 너무 고마운 마음에 일이 끝난 뒤 약간의 돈을 건네려 했으나 막무가내로 받지 않더란다. 간병인도 보호자도 없고 돈도 안내는 생보 환자에게 너무나 큰 친절을 베풀어 준 이름도 모르는 간호사에게 감사한다.
지면으로나마 윤수조 할머니한테 친절을 베풀어준 부산 해동병원 수간호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박 영 숙(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2동 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