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康秀珍기자」 『아직까지 소믈리에는 국내에서 생소한 분야라 학습자료가 별로 없다는 것이 제일 힘들었죠. 가까스로 외국원서를 구해 며칠 밤을 끙끙댄 적도 많구요. 이렇게 상을 타고나니 고생했던 시간들이 뿌듯하게 느껴집니다』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지난 15일 열린 제1회 우수 소믈리에 선발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許東兆씨(33·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의 이탈리아 식당 피렌체근무)는 올해로 경력 8년째의 소믈리에. 소믈리에는 포도주의 구입 저장 테이블서빙까지 책임지는 레스토랑의 포도주 담당 전문가를 말한다.
프랑스 농식품진흥부 주관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열린 이번 대회에는 각 특급호텔과 포도주 수입업체, 항공사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믈리에 15명이 참가, 필기시험을 거쳐 최종결선에는 5명이 실기시험과 구두시험을 치렀다. 실기시험 항목은 눈을 가리고 맛을 본 뒤 어떤 포도주인지 알아맞히는 블라인드 테스팅, 음식에 맞는 와인추천하기, 그리고 포도주의 침전물을 분리해서 따라내기(디켄팅) 등 3가지분야. 許씨는 호텔에서 웨이터로 일하던 중 포도주의 고운 빛깔에 반해 독학으로 소믈리에 공부를 시작했다.
술맛보는 것이 직업이지만 의외로 술은 한방울도 못한다. 그래서 포도주를 맛본 뒤에는 바로 뱉어낸다.
『술을 못하니까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맛을 보는데는 좀 약한 편이죠. 그대신 색깔과 향에 중점을 두고 공부했습니다』
許씨는 2,3위 수상자와 함께 내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소믈리에 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해 24개국에서 온 선수들과 실력을 겨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