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수상 하정민씨

  • 입력 1996년 11월 18일 21시 08분


「琴東根기자」 『도시화 산업화 물결 속에서 점점 상실돼가는 휴머니즘을 작품속에 되살리고 싶었습니다』 제15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하정민씨(32)는 『과거를 되돌아보면 현재보다 살기도 어려웠고 어두운 면이 많지만 어쨌든 우리가 걸어온 길이기에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하씨는 수상작 「회색도시…」에 두가지 이미지를 담았다. 하나는 과거를 상징하는 쓰러져가는 판자촌이며 또 다른 하나는 현대의 도시화를 나타내는 고층빌딩. 하씨는 『판자촌의 집집마다 켜져 있는 등불이 이 작품속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두운 세상이라도 개개인의 등불 하나하나가 모이면 세상을 밝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는 것이 하씨의 설명. 그 등불에는 새벽일을 나가면서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며 불을 켜는 부정(父情)이 담겨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홍익대와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부터 건물이나 집을 주요소재로 다뤄왔다』는 하씨는 『집은 인간사회 구성의 기본요소인 가정을 안고 있는 공간』이라며 『모든 사회와 인간관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씨는 이번 작품에서 먹과 함께 수정 루비 등을 빻아서 만든 석채(石彩)를 사용했다. 수묵화와 채색화의 느낌을 동시에 내기 위해서라는 것이 하씨의 설명. 하씨의 이번 대상수상은 특선 2번 입선 6번을 포함, 11차례 미술대전에 도전한 끝에 얻어낸 것. 지금까지 7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던 하씨는 『대학시절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회를 한번 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이번 수상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작품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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