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光巖기자」 A씨는 서울 목동의 27평짜리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다. 이집의전세금은9천만원이고 매매가는 1억5천만원.
A씨는 여유자금과 은행융자 등을 합하면 당장 이집을 살 수 있지만 지금 구입하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좀더 기다리는 것이 유리한지를 판단하지 못해 고민중이다.
지난 91년부터 주택매매가격이 하향안정세를 유지하면서 A씨처럼 자기집을 마련할 능력은 있지만 구입시기를 늦추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주택은행 경제연구원의 李重熙박사는 최근 A씨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전세금이 매매가의 몇 %에 이르렀을 때 집을 장만하는 것이 유리한지에 대한 가이드를 마련했다. 李박사는 우선 목동과 함께 서울 상계동(17평), 성남시 분당(26평), 고양시 일산(25평) 등 4개 지역 아파트의 자가거주비용과 전세거주비용을 계산했다.
李박사가 계산한 자가거주 및 전세거주 비용에는 유지관리비는 물론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세금과 이사비용 금융비용 등이 포함됐다. 李박사는 집을 사는 대신 여유자금을 정기예금 등에 예치할 때 얻게되는 이익까지도 비용계산에 포함시켜 완전한 득실을 따졌다.
李박사의 연구결과 자가거주비용과 전세거주비용은 주택가격 상승률이 얼마인지, 언제 집을 되팔것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집값이 중장기소비자물가 예상상승률인 5%정도 오를 경우.
A씨가 집을 2년 뒤에 팔 계획이면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90%에 도달했을 때 집을 사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 나왔다. 또 상계동 분당 일산도 모두 90%가 넘을 때 집을 사야한다는 것이다.
A씨가 집을 3년 뒤에 팔 예정이면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80%에 도달했을 때, 집을 사는 것이 합리적이다. 상계동 17평형은 75%일 때 분당 26평형과 일산25평형은 80%가 넘었을 때 집을 구입해야한다.
둘째, 집값이 예상 시장실세금리인 8% 오를 경우. A씨가 2년 뒤에 집을 처분할 계획이면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65%를 넘어설 때 내집마련을 해야한다. 상계동은 55%에, 분당과 일산은 65%에 사는 것이 유리하다.
A씨가 3년 뒤 집을 판다면 60%에 이른 시점에서 자가로 전환해야한다. 상계동 분당 일산 등은 모두 55%에 내집을 장만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서 집 처분시기가 2년인지 3년인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3년이상 거주할 경우 양도소득세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4개 지역의 10월초 현재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은 △목동 60% △상계동 75% △분당 77.8% △일산 63.2% 등으로 집값이 8% 이상 뛸 것 같으면 모두 지금 전셋집을 자가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5%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상계동만 집을 사고 나머지 지역은 좀더 기다려보는 것이 비용면에서 유리하다. 물론 5%보다 적게 오르면 네 지역 모두 전세가 낫고 8%보다 많이 오르면 내집이 낫다.
즉 집값이 5%정도만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면 매매가격에 대한 전세가격의 비율이 75∼80%를 넘어섰을 때, 8%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55∼60%를 돌파할 때가 내집마련의 적기(適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