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한미)관계에 무언가 틈이 보이고 있다. 자칫하면 전통적인 동맹 우호관계에 상처가 갈 정도로 서로 감정들이 좋지 않은 게 요즈음의 분위기다. 이러다가는 한국을 따돌리고 미국과 일방적인 관계를 맺으려는 북한의 이간술에 말려들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에서 가장 골치아픈 존재가 한국정부」라는 뉴욕타임스의 최근 보도나 북한의 판문점연락사무소 폐쇄를 당연시한 미 국무부의 논평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빌 리처드슨 미하원의원의 내주초 평양방문도 간첩혐의로 억류되어 있는 에번 헌지커의 석방교섭 외에 北―美(북―미)간의 새로운 관계설정을 위한 작업의 하나가 아니냐는 분석이 없지 않다.
서로를 탐탁지않게 여기는 이러한 감정대립은 북한의 무장간첩 침투사건을 둘러싼 시각차와 더불어 계속돼 왔다. 물론 미국은 핵확산방지라는 세계전략 차원에서 한반도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북한문제에 사활이 걸려 있는 우리와는 접근 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반도 문제해결의 기본틀인 북―미간 제네바핵합의 이행과 4자회담 및 남북대화의 실현 가운데 미국은 남북대화에 상대적으로 비중을 적게 둔 게 사실이다. 지금은 어떤가. 미국이 한국과의 동맹이나 공조관계보다 남북한 사이에서 적당히 중재자적 역할만 하려고 하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