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眞敬기자」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로 꼽히는 카리브해의 아이티가 또다시 난민들의 「떼죽음」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아이티 경찰과 유엔 관리들은 22일 이달초 미국을 향해 떠난 난민 1백80명이 실종됐다는 한 언론보도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메트로폴 라디오방송은 실종자 가족들이 전날 이 항해를 주선한 한 부부에게 린치를 가하려고 했으나 경찰개입으로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퍼티트 고아브라는 마을에 사는 이 부부는 주민들에게 일인당 1백달러(8만3천원)를 받고 마이애미까지 가는 난민보트의 항해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어린이 40명을 포함해 1백80명을 태운 이 보트는 퍼티트 고아브를 떠났으나 이 부부는 승선인원이 너무 많아 위험하다는 이유로 배에 오르지 않았다.
아이티 사람들이 무리지어 속속 망명길에 나서면서 항해중 크고작은 익사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94년 8월 2백명이 탄 배가 파도에 뒤집혀 1백50명이 숨진 사고는 아이티인들에게 악몽으로 기억되고 있다.
아이티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보트에 오르는 이유는 상당수의 미군병력 철수 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불안한 치안상태와 고질적인 가난 때문. 자연적인 「지상의 천국」에 사는 사람들이 이러한 조국을 등지고 마약과 환락의 천국이라는 마이애미 해변으로 먹을 것을 찾아 몰려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