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民選) 지방자치는 한마디로 생활자치여야 한다. 자치행정의 목표가 내고장 지역주민의 복지와 삶의 질을 높이자는 데 있다면 시정운영은 시민생활의 불편을 덜어주고 민생을 돌보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그러나 민선시정 1년5개월의 결산은 결코 긍정적이지 못하다.
우선 서울이 안전한 도시로 바뀌고 있는가. 지난 한해 서울에서는 5만여건의 각종 사고가 발생, 1천5백50명이 숨지고 5만6천여명이 다쳤다. 재산피해도 3천억원이 넘는다. 대형참사만 없었을 뿐 서울은 재해무방비 도시나 다름없다.
교통은 어떤가. 교통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교통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혼잡통행료 징수, 주차장 유료화, 버스노선 개편, 전용차로 확대 등은 시민부담만 늘렸을 뿐이다. 특히 주택가 주차문제는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시내 1백80여만대의 차량중 45만대가 야간에 불법주차를 하고 있는 실정인데도 대책이 없다.
주거환경 또한 날로 열악해지고 있다. 내구연한 20년이라는 획일적인 기준아래 멀쩡한 아파트를 부수고 새로 짓도록 하면서 용적률을 크게 높여 도시 전체를 거대한 마천루(摩天樓)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에 따른 교통 환경의 악화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태도다.
거기에다 상하수도 쓰레기 대기오염 의료 복지 교육 대민행정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 그러면서도 조세부담률은 전국 어느 도시보다 높고 각종 사용료 수수료는 때만 되면 올라간다. 물가와 각종 서비스요금은 세계적 수준이다.
지금 서울은 결코 살맛나는 도시도 아니고 그런 도시가 되리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서울시는 시민의 편의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먼저 해야 할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