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英伊·林奎振·李鎔宰기자」 H그룹의 모계열사 기획부는 요즘 부원 전체가 참석하는 회식자리가 절반으로 줄었다. 기획부에 지급된 법인카드가 두장이었으나 한장은 회수당하고 한장만 남아 부회비로 쓸 수 있는 돈이 푹 줄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무용품비가 크게 줄면서 책상위에 굴러다니던 볼펜이 자취를 감추었다. 해외출장비도 줄어 직원선물은 생각하기 어렵게 돼버렸다.
주요그룹들이 경비절감에 본격 착수하면서 사무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다.
삼성그룹은 최근 경비절감을 위해 직원복지혜택을 대폭 축소했다. 우선 본인 및 가족의 의료비를 상한선없이 지원하던데서 연간 60만원선으로 제한했다. 계열사에서 지급하던 자기개발비 5만원과 취미생활비 5만원도 슬그머니 없앴고 과장급 이상에게 나눠줬던 휴대전화를 부장급으로 상향조정, 과장들의 휴대전화를 모두 회수했다.
해외출장시 비즈니스클래스 이용자를 차장이상에서 임원으로 높였다. 임원들도 비행거리가 3시간이내면 이코노미클래스를 타도록 했다. 묶는 호텔도 기존등급에서 무조건 한등급씩 낮추도록 조치했다. TV와 세탁기등 삼성제품을 소비자가격의 60%에 살 수 있는 사원카드를 나눠주겠다고 한 약속도 사실상 철회해 버렸다.
LG그룹은 화학과 반도체에서 주차보조비 수혜인원을 절반으로 줄였고 경제연구원에서 보내던 해외연수인력을 10명에서 1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서울 영동빌딩 6개층을 빌려써온 반도체는 사무실을 최근 4개층으로 줄였다.
현대그룹은 국내외 출장경비와 접대비 행사비 사무용품비를 무조건 10% 절감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임원들은 상여금의 10%를 의무적으로 장기저축에 들도록 했고 직원들에게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또 창립기념일과 명절에 지급하는 기념품의 단가를 5만원에서 3만원으로 줄였다. 각부서에 지급한 법인카드를 가급적 회수하고 카드사용한도액도 대폭 줄였다.
한화그룹은 해외출장시 이코노미클래스만 타도록 했다. 개발리스는 매년 3,4명씩 보내던 MBA해외연수를 전면 보류했다.
대부분의 그룹들이 경비절감을 위해 직원들의 복지혜택을 이처럼 줄여가는 반면 대우그룹은 복지확대라는 「튀는 정책」을 구사, 타그룹의 눈총을 받고 있다. 대우전자는 최근 학자금전액지원대상을 고교생에서 대학생까지 확대했는가하면 정년도 1년 연장했고 주택융자금도 최고 50%로 늘렸다. 자기개발지원비도 1인당 5만원씩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