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오후7시경 강남 고속터미널 앞에서 분당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버스가 오기에 차비를 꺼내려고 보니 핸드백이 열려 있었다. 깜짝놀라 속을 뒤져보니 지갑이 없어졌다. 버스를 타려다 말고 혹시 지갑을 떨어뜨렸나 근처를 살폈으나 찾을 수 없었다. 소매치기당한 것이다. 마침 가까이에 파출소가 있기에 들어가 소매치기 당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파출소 직원들의 말이 가관이었다. 소매치기 당하고 파출소를 찾는 시민들이 하루에도 수십명이나 되는데 일일이 따라다니며 감시할 수도 없으니 분실한 카드나 신고하고 가라는 것이다. 경찰들은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잃은 사람의 부주의만 책망했다.
터미널 바로 앞에 파출소가 있는데 소매치기들이 그렇게 설친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소매치기들이 들끓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근절시키지 못한다면 경찰은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있으나 마나한 파출소가 아닌 시민을 위해 범죄자를 검거하는 파출소가 되어야 하겠다. 경찰이 단속에 열의를 기울인다면 소매치기는 사라질 것이다.
이 종 연(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