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자 37면에 「신호위반 피격 사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고 경찰관으로서 한마디 하고 싶다. 신호위반을 한 뒤 정지명령을 무시하고 도주하다 추돌사고까지 낸 뺑소니 운전자를 경찰이 추격하다 총을 발사하여 사망케한 사건이다.
도로교통법은 신호등에 앞서 수신호를 우선시하고 면허증제시에 응해야 하며 도주하면 처벌하도록 돼있다. 뺑소니 운전자는 가중처벌을 받으며 당연히 총기 사용의 대상이 된다.
경찰관은 판검사와 달리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에 맞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특히 도망치는 범인을 뒤쫓아 뛰면서 총기를 사용하다 보면 자칫 본의 아니게 치명상을 입히는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것을 경찰의 총기남용이라고 보도하면 설사 정당한 공무집행이라도 경찰관 본인은 위축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일 등으로 경찰사이에는 「열심히 해보아야 자기만 손해니 적당히 하는 게 상책」이라는 의식이 팽배하게 된다. 신문은 사실보도와 국민의 알 권리를 생명으로 하지만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표현은 삼갔으면 한다.
경찰의 공무상 작은 실수를 들추기보다는 사소한 기초위반이라도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의식을 국민에게 심어주기 위해 경찰관의 강력한 법집행을 고취시켜 주었으면 한다.
허 성 열(대구 수성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