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추위속의 가스중단

  • 입력 1996년 12월 2일 19시 59분


도시가스 전기 수돗물은 한시라도 공급이 끊겨서는 안된다. 이들의 편익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것이 현대 도시생활이다. 그런데도 걸핏하면 수돗물과 전기가 끊기고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된다. 그것도 대부분 공급자측의 관리소홀 탓이다. 영하의 강추위가 몰아친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 일부 아파트단지에 3∼5일간이나 도시가스공급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난방과 온수공급이 끊기면서 1만여명의 주민들이 추위에 떨었다. 겨우 취사는 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꽁꽁 얼어붙은 아파트에 갇혀 긴 겨울밤을 지새야 하는 주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사고원인과 가스회사측의 대응이다. 가스관이 낡은데다 최근 가스사용량이 크게 늘어난데 비해 공급량이 부족했다는 것이 가스공급을 책임진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것이 어떻게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고원인이 될 수 있는가. 가스회사측은 바로 그같은 이유로 가스안전공사로부터 작년 이후 무려 네차례나 가스관 교체권고를 받고도 이를 묵살해 왔다. 가스사용량이 늘어나면 당연히 공급관을 교체했어야 하고 더욱이 노후관으로 판명된 경우라면 사고예방 차원에서도 서둘러 가스관을 갈았어야 했다. 도시가스관 관리가 엉망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스관이 규정보다 얕게 묻혀 쉽게 파손되고 지하에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낡고 녹슨 관의 교체작업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노후관 때문에 일어난 한겨울의 가스공급 중단사고도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지만 불의의 가스참사는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가스관의 철저한 점검과 관리체계의 일원화 등 안전관리대책은 더 이상 소홀히 할 수 없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