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교실]임신과 출산…성생활

  • 입력 1996년 12월 3일 19시 59분


섹스가 임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임신중 성교가 여성과 태아에 해롭다는 학자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정신건강에 유익하다는 보고도 있다. 어떤 부인은 임신중에는 성욕이 줄고 남편의 요구에 마지못해 응하지만 아랫배가 아프다고 말한다. 반면 임신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 안심이 되고 성적인 만족감도 변함없다는 부부도 있다. 고대 유럽에서는 임신 마지막 2개월간 성교를 금했는데 이는 「정액이 태아의 시력을 손상시키고 최악의 경우 죽일 수도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무렵 인도에서는 정액이 태아에 영양을 공급한다고 해서 섹스를 오히려 권장했다. 임신중 성생활은 초기(13주 이전) 중기(14∼26주) 후기(26주 이후) 등 시기별로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임신 초기에는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한 지 얼마되지 않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유방과 골반내에 피가 엉켜서 남성이 유방과 질을 자극할 때 고통을 느낄 수 있다. 배가 더부룩하고 구토 피로감 빈뇨감 변비 등이 생겨 성욕도 줄어든다. 장래 부모로서의 역할이나 경제적인 문제, 임신합병증에 대한 불안감으로 임신부가 심리적인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따라서 초기에는 과격한 성행위는 피하는 게 좋다. 또 유산 기미가 있다든지 이미 유산이나 조산을 경험한 부부는 병원을 찾아 의사의 충고에 따라야 한다. 파트너인 남성도 여성의 생리적인 변화를 이해하고 가급적이면 임신부가 원하는 대로 따라줄 것을 권한다. 임신 중기에는 임신부의 몸에 편해지면서 성욕도 증가한다. 오르가슴을 느낄 때 자궁이 수축되고 태동이 감소할 수 있으나 곧 원상태로 회복된다. 그러나 임신부의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면 체위를 바꿔 자궁이 압박받지 않도록 한다. 임신 후기에는 속쓰림 다리경련 자궁수축 등 여러가지 이유로 임신부의 성욕이 감퇴한다. 특히 마지막 한 달은 배가 불러 거동이 불편해지고 질 주위도 부은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성관계를 갖기가 곤란해진다. 이 무렵에는 조그만 자극에도 질이 상처받고 자궁이 갑자기 수축된다. 결론적으로 임신중 성생활은 권장할 것은 못되지만 일부러 피할 필요는 없다. 임신중에 성행위를 할 때 쾌감이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지만 대부분 심리적인 불안감 때문에 섹스에 열중하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신경쓸 것 없다. 출산후에는 여성의 몸이 회복될 때까지 3, 4주간 금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02―829―5151 이 근 영(한림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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