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국내 첫 개인천문대 조각가 김오성씨

  • 입력 1996년 12월 3일 19시 59분


「申福禮기자」 전북 부안군 변산해수욕장 부근 산자락에 위치한 조각가 김오성씨(51)의 집은 천문 동호인들에게 지난 5년간 새로운 「순례지」로 자리잡았다. 화강암으로 둘러싸여 옛 산성을 연상시키는 그의 집 2층에 국내 최고성능인 렌즈구경 2백6㎜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망원경은 보현산 국립천문대에 4대 등 국내에 5대 뿐이라 제대로 된 별자리를 보려면 「순례지」를 찾지 않을 수 없다. 『91년 서울생활을 정리하면서 국내1호 개인천문대를 세웠지요. 별이나 실컷 보면서 조용히 조각작품을 만들려고 내려왔지요』 1억원이 넘는 이 망원경은 지난 88년 집사려고 모은 돈으로 마련했다. 국립천문대가 이 망원경을 구입한 때가 95년이니 김씨의 시도가 얼마나 모험적인지를 알 수 있다. 지난 5년간 손님 없는 날이 없었다. 여름방학마다 전북지역 초등학생 60여명을 초청해 직접 별에 대한 강의를 했다. 그는 중졸 출신에 국전에서 특선하고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전을 갖는 등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안에 꼽히는 돌조각가다. 한국은행 본점에 설치된 여성 누드 「분수령」이 그의 작품. 『서울에서 20여년 살다보니 처음에는 시골생활이 왠지 손발이 안맞고 힘들었지요. 별만 보고 살 수야 없으니까 처음 1년동안은 생계를 걱정해야 할 만큼 앞이 막막했어요. 이제는 조각의뢰도 들어오고 시골생활도 적응이되는 편입니다』 이곳은 아버지 김병렬씨가 농민학교 설립을 꿈꾸며 30여년 일궈온 산간 농장이 있던 곳. 이제 자신은 그 농장에다 조각공원과 천문대를 더꾸며 아버지의 꿈을 잇고 있다. 그는 늦게 본 삼남매를 차에 태워 초등학교에 보내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바닷가에 나가 낙조를 구경하거나 마루 유리창을 통해 앞산을 스쳐지나가는 눈보라를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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