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번지는 마약,뿌리를 뽑자

  • 입력 1996년 12월 3일 19시 59분


▼히로뽕을 투약하면 말초신경이 아주 예민하고 정밀해진다. 그래서 가령 라디오의 구조를 전혀 모르던 사람도 라디오를 분해하고 다시 결합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얇은 전자계산기를 만들어 내는 등 전자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연구진에 히로뽕을 투약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다. 2차대전 당시 독일은 무기(武器)를 개발하는 연구진에 히로뽕을 투약했다는 설(說)도 있다 ▼특히 히로뽕을 투약하면 대단한 쾌락을 느끼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끄러움을 잊고 대담해지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일부 연예인이나 유흥업소 종업원 등이 히로뽕에 쉽게 빠져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히로뽕이 중독성이 심해 한번 빠지면 재산탕진은 물론 건강을 망친다는 데 있다.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뼈 속에 있는 영양소까지 총동원되다 보니 몸의 균형이 깨져 뼈가 부스러지기도 한다 ▼이런 「악마의 유혹」이 우리나라로 몰려들고 있어 큰 걱정이다. 마약종류도 히로뽕 헤로인 코카인 대마초 등을 망라하고 특히 중국의 삼합회(三合會)와 일본 야쿠자 등 국제범죄조직들이 밀수에 개입된 사실도 드러나 충격적이다.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마약 밀수출국도 동남아국가에 그치지 않고 미국 콜롬비아 나이지리아 등 전세계로 확대됐다. 상습투약자는 회사원 주부 학생층에 이르기까지 확산됐다 ▼이런 판에 마약사범 5백여명을 검거한 베테랑 전직 검찰수사관이 재직시 압수했던 히로뽕을 빼돌려 팔다가 적발돼 더욱 어이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마약을 뿌리뽑기는 이미 늦었다고 말하는 수사관도 있으나 그렇다고 마약의 반(反)사회성을 방치할 수는 없다. 철저한 수사로 공급원을 차단해야함은 물론 외국수사기관들과의 공조수사를 활발히 해야 한다. 전국민에 대한 적극적 예방교육과 홍보도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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