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熹暻기자」 『시립박물관이 명실상부한 「시민의 박물관」이 되도록 이번 기증이 시민의 유물기증운동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許英桓(허영환·59)성신여대교수가 서울 종로구 경희궁터에 건축중인 서울시립박물관에 자신이 소장한 2백3건의 유물을 기증했다.
시립박물관 개관준비위원이기도 한 허교수가 기증한 유물은 15년간 수집해온 시가 2억원 상당의 고지도와 고문서 책 등이다.
이중에는 서울과 그 주변을 그린 조선시대의 지도인 「한양도」와 「한양전도」 등 현재 단 한 점만 전해오고 있는 필사본 지도와 조선중기 지리학자가 간행한 「조선팔도 고금총람도」, 현재 6점만 남아있는 「사산금표도」 등이 포함돼 있다.
동양미술사를 전공했지만 지난 94년 「서울의 고지도」라는 책을 펴내는 등 지도에 관심이 많은 허교수는 10여년간 인사동 화랑가를 뒤지고 수소문한 끝에 이 지도들을 모았다.
허교수는 『원래 서울지도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며 『그러나 지도실이 설치될 예정인 시립박물관에 기증신청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것을 보고 내가 모은 지도들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