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次洙기자」 서울시는 최근 윤락여성 6백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8%가 「자의」에 의해 매춘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발표했다. 이 조사결과를 근거로 매춘을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해 버릴 수 있을까.
저자는 매춘을 단순히 개인의 욕구 배설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와 연관시켜 이해해야 한다는 기본전제를 바탕으로 매춘문제를 고찰했다. 즉 매춘은 정치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통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권력과 사회에 대한 불만을 매춘을 통해 해소시키게 하고 불법적인 매춘 방치를 법에 의한 통제영역 확대의 빌미로 삼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매춘행위가 엄연히 법적으로 금지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단속과 법집행을 하지 않은채 외면 묵인 방조하는 것 자체가 범죄행위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성을 사고 파는 것이 더이상 주목할 만한 사회적 이슈도 아니고 사건화될 수도 없는 현실 자체가 매춘과 권력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것.
지난1월 윤락행위방지법을 개정, 쌍벌규정을 도입하고 벌칙을 강화했지만 매춘의 근절보다는 묵시적 용인과 최소한 통제에 그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저자의 우려다. 저자는 자신의 논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선시대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매춘의 역사와 문학, 영화 광고 등에 나타난 매춘의 실체를 추적했다.
서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저자는 「혁명의 이론사」 「왕조의 변동」 등을 저술했다. 94년 「한국의 매춘」을 펴낸뒤 매춘의 사회적 문제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
박 종 성 지음 (인간사랑·1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