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어느 아파트의 붕괴위험

  • 입력 1996년 12월 4일 20시 10분


지은지 30년도 안된 신당맨션아파트에 사는 주민 2백여명이 하마터면 대형 붕괴참사를 당할뻔 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건물이기에 철근콘크리트로 지은 아파트가 30년도 안돼 붕괴될 지경에 이르렀으며 그동안 몇차례의 안전점검은 어떻게 한 것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작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 일제점검과 아파트 내부 불법구조변경 단속때의 안전점검 말고도 해빙기와 여름 장마철 등 일년에 두번씩의 정기점검때는 무엇을 한 것인가. 주민들의 긴급대피가 불가피할 정도로 붕괴위험이 큰 아파트라면 진작 재난위험시설로 지정해 특별관리를 했어야 마땅하다. 물론 아파트의 관리주체는 아파트 입주민 자신들이다. 그러나 공동주택의 경우 구청장 책임아래 일년에 두번 정기점검을 하도록 돼 있으면 그것만이라도 제대로 검사했어야 한다. 붕괴위험이 있는 아파트를 안전관리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정했다면 안전점검 자체가 형식에 그쳤다는 얘기다. 서울시의 각종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의 허점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그동안의 안전점검을 제대로 한 것인지도 의심스럽거니와 즉시 철거를 해야 하는 노후건축물이나 긴급 보수보강이 필요한 각종 시설물에 대한 관리도 엉망이다. 늘 예산타령이고 주민들의 반발을 내세우기도 한다. 대형건물과 고층아파트 시장 병원 학교 호텔 예식장 극장 등 다중이용시설, 지하철 교량 복개구조물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안전점검과 진단은 절대로 형식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올해 각 구청이 자체 실시한 안전점검 결과 위험요인이 큰 시설물이 4백23개에 이르고 있으나 적절한 조치가 취해진 것이 66개에 불과하다는 것은 시민들을 아찔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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