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李賢斗기자」 『홍명보와 유상철을 더블게임메이커로, 서정원을 해결사로 투입한다』
제11회 아시안컵축구 예선 쿠웨이트와의 3차전(한국시간 11일 오전1시15분)을 앞둔 한국팀의 박종환감독이 고심끝에 마련한 필승전략이다.
박감독은 당초 이번대회에 김주성을 스위퍼로, 홍명보를 게임메이커로 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박감독은 그러나 이번대회 예선 1,2차전을 치른 결과 이 새로운 전술이 공격의 극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아랍에미리트(UAE)와의 1차전에서 게임메이커로 기용된 홍명보는 스위퍼로 뛸때보다 훨씬 커진 체력소모 때문에 날카로운 공격을 주도하지 못했던 것.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와의 2차전에서는 홍명보 대신 유상철을 스타팅멤버로 투입, 공격의 활력을 찾는데는 어느정도 성공했으나 홍명보의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긴 공간패스를 적절히 활용할 수 없었다는 또다른 지적을 받았다.
김주성이 1,2차전에서 스위퍼로 나서 좋은 수비를 해주었지만 대신 홍명보와 유상철의 포지션이 겹쳐 두 선수가 갖고 있는 공격력을 한꺼번에 활용할 수 없었다는 문제점을 낳은 것.
2차전이 끝난후 이 문제에 대해 고심을 거듭했던 박감독은 결국 유상철을 게임메이커겸 사이드어태커로 기용하기로 함으로써 홍명보와 유상철을 한꺼번에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냈다.
박감독은 또 서정원이 어느정도 제 컨디션을 회복하고는 있으나 체력에서는 아직 정상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서정원의 공격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해 스타팅멤버 보다는 후반전 해결사로 투입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편 박감독은 쿠웨이트의 장신 스트라이커 자셈 알후와디는 당초 계획대로 허기태가 전담마크토록 하고 이영진 대신 힘이 좋은 박광현이 허기태를 도와 이중수비를 하도록 했다.
또 유상철의 전진배치로 우려되는 수비약화를 보완하기 위해 하석주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리는 대신 강철을 수비에 보강하는한편 황선홍과 김도훈의 투톱을 원톱으로 줄여 허리를 두텁게 하는 「3―6―1」시스템으로 3차전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박감독은 『쿠웨이트는 자셈의 머리를 이용한 고공 플레이에는 매우 능한 팀이나 좌우측면의 수비는 많은 허점을 보이고 있다』며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을 갖춘 고정운, 하석주, 서정원 등이 쿠웨이트의 양 측면을 충분히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