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기업체에 근무하는 남편이 제1회 「경기 중소기업 대상」에서 상을 받게 됐다. 기쁜 마음에 지난 4일 수원 문화예술회관 시상식에 부모님을 모시고 참석했다. 수상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카메라가 없어 아쉬웠다. 다행히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가격을 물었다. 코팅 사진 한장에 3만원이란다. 비싸긴 하지만 남편의 수상을 축하해주고 싶어 한장 신청했다.
남편이 도지사의 상을 받는 차례였다. 그런데 사진을 부탁한 사람이 안보이고 다른 사람이 사진을 찍기에 물었더니 자기들끼리 할당을 해서 찍으니 걱정말란다. 사진사가 알아서 한다고 해서 2장을 더 찍었다. 사진값이 10만원 정도 들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열흘쯤 뒤 직장으로 사진을 갖고 온 사람이 26만원을 요구하더란다. 깜짝 놀라 물었더니 신청하지도 않은 액자사진 2개에 20만원, 코팅사진 2만원짜리 3장이라고 해서 코팅 사진만 받겠다고 했더니 화를 내더란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20만원에 구입했다.
좋은 날 영원히 기억될 일이 바가지 사진사들 때문에 얼룩지게 되었다. 그 날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20명정도는 됐다. 수상자는 38명이었는데 대부분 사진사들이 찍었다. 아마 수상자 대부분이 우리같은 경우를 당했을 것이다.
정 기 령(서울 서대문구 연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