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鍾來기자」 밤마다 자전거를 타고 광화문 주위를 빙빙 도는 것으로 운동을 삼는 한 젊은이가 있다. 그가 바로 유명한 PC통신 프로그램 「이야기」를 개발한 황태욱(28)큰사람컴퓨터사장.
그는 지난 10월 결혼한 새신랑이다. 신혼여행도 경주와 백암온천을 다녀올 정도로 검소하다.
황사장은 지난 8월 애써 개발한 신제품 윈도용 「이야기7, 3」을 불과 1주일만에 2만여명에게 불법복제 당하는 큰 아픔을 겪었다. 「소프트웨어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그의 희망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린 것이다. 올해 30억원의 매출을 올린 큰사람컴퓨터. 불법복제가 없었다면 그는 3백억원을 벌었을지도 모른다.
소프트웨어가 상품이라는 의식조차 없이 복제에 복제를 거듭한 사람들이 처음에는 너무 미웠다. 하지만 끝내 그는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자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이번 일이 소프트웨어 불법복제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단지 돈을 받고 「이야기」를 판 두 사람만 고소했습니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를 불법 복제했던 사람들도 모여 다시는 불법 복제를 하지 않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사장과 40여명의 큰사람컴퓨터 임직원은 이제 다시 출발선에 선 기분이다. 내년에는 일본어판 「이야기」를 갖고 일본 소프트웨어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또 올해 자회사로 새로 설립한 큰사람정보통신이 내년 1월 컴퓨터장기 오목 바둑 그래픽머드 채팅 등을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정보서비스에 뛰어든다.
「내비게이터」「익스플로러」에 견줄만한 국산 웹 브라우저(인터넷검색프로그램)도 내년중에 선보인다는 목표 아래 연구소의 불은 항상 꺼지지 않는다.
이런 노력 탓일까. 황사장은 지난 13일 정부로부터 96년도 「자랑스러운 신한국인」상을 받았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긍지를 느낍니다. 좋은 소프트웨어는 일의 효율성을 높여 결과적으로 사람의 시간을 늘려주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제 직업은 사람의 수명을 연장해주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그의 말에는 정보시대의 장인(匠人)정신이 꼿꼿하게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