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스트리아는 「비오」(BIO)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다. 「비오」는 무공해 식품을 이르는 일반 명사다. 이 비오붐에 불을 댕긴 것은 전국적 체인을 갖고 있는 슈퍼마켓 「빌라」다. 빌라는 계약농부들로부터 고기 버터 우유 치즈 채소 등 무공해 농산물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그린 마케팅 전략을 구사, 시민들의 환영과 함께 성공을 거뒀다.
소비자들에게는 무공해 상품을 공급하는 슈퍼라는 인식을 심어줬고 유럽연합 내의 값싼 농산물 유입으로 어려운 상황에 빠진 농부들에게는 생업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많은 가게들이 「비오」를 취급, 이제 어디 가던 「비오」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오스트리아에 부임한지 1개월 정도 지났을 때였다. 기관지가 약한 둘째애가 기침을 했다. 현지 직원에게 약국에 가면 처방없이도 약을 살 수 있는지 물었더니 감기 정도면 차를 끓여 증기를 마시게 하면 된다고 했다. 알프스 산록에서 채취한 차 중에서 기침을 멈추게 하는 종류가 있다는 얘기였다.
현지 직원을 따라 차를 판매하는 비오가게에 갔다. 각종 무공해 식품과 영양제가 즐비하게 전시돼 있었다. 소화불량에 좋은 카밀렌차, 설사를 멈추게 하는 시바르츠차, 감기에 효과가 있다는 살바이차 등 수십종에 달했다. 살바이차를 사다가 주전자에 끓이면서 코와 입으로 증기를 마시게 했더니 신기하게도 다음날 아침 기침이 멈췄다.
이 상점에서 본 상품 중 인상적인 것은 마늘에서 주요 성분을 추출하고 몇가지 천연약재를 보강해 만든 영양제였다. 그 밖에도 각종 무공해 약제로 만든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며 점심시간에는 무공해 농산물로만 빚은 음식도 팔고 있다.
여름이면 빈에는 모기떼가 극성을 부린다. 대낮에도 공원의 나무밑에 모기떼가 우글거린다. 모기가 많은 까닭은 빈이 지저분해서만은 아니다. 인체에 해로운 농약을 쓰지 않는 무공해 농법과 오스트리아인들의 환경의식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신 남 식 (빈무역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