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도덕성 회복이 급하다

  • 입력 1997년 1월 2일 20시 02분


우리 사회는 지금 도덕성위기에 처해있다. 본보 발행인이 연두(年頭)의 글로 강조했듯이 황폐해진 도덕과 윤리를 다시 세우지 않고는 나라의 발전을 기약할 수없다. 정치 경제 사회 등 각분야의 갈등과 마찰을 극복하고 국민의 마음과 힘을 모아 다가올 무한경쟁시대에 대비하려면 우리 사회를 다시 하나로 묶을 가치와 공동체 이념을 창출해야 하는 절박한 시점에 와 있다. 한 나라와 사회가 발전하려면 구성원들이 정직하고 성실하고 근면하며 사회규범과 윤리 도덕을 지키는 공공의 가치관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아무리 물질적으로 풍요해도 도의와 윤리가 무너져 내면세계가 황폐해진다면 그 사회는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한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원리와 원칙이 무시되고 무너지면 그 사회는 해체(解體)로 가는 내리막길을 걷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낙오자가 되는 불공정한 사회로 변해 있다. 그동안 우리의 경제성장을 지탱해 왔던 근면과 성실, 80년대 민주화투쟁에서 분출했던 드높은 정의감과 도덕성은 어느 사이 빛이 바래고 사치풍조와 인륜타락과 끝없는 이기심과 지역주의가 만연하기에 이르렀다. 우리의 정신세계를 이처럼 황폐하게 만들고 이기주의와 졸부근성과 끝없는 갈등과 마찰을 우리 사회에 만연시킨 데는 정치권의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 우리의 정치는 그간의 민주화 열기를 숭고한 조국애로 승화시키지 못하고 왜곡된 정쟁(政爭)의 도구로 전락시켰다. 정직하고 근면성실한 사람이 공정한 배분으로 보답받는 사회를 만드는데도 실패했다. 자기가 유리하면 정당옮기기를 밥먹 듯하고 모든 갈등을 정권경쟁에 이용하는 정치권의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어느 사이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며 수단방법을 가릴 것 없이 먼저 차지하는 것이 최고라는 그릇된 생각에 익숙해졌다. 격변하는 세계속에 국가의 흥망이 무상(無常)한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주어야할 유산은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굳건하고 정직하며 근면하고 공평무사(公平無私)한 도의심이다. 해이해진 사회기강과 무너진 도의심을 하루빨리 바로 세워 이를 정신적 유산으로 지키고 가꿔나가도록 물려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60년대 이후 우리가 쌓아온 경제적 축적도 지켜나가기 어렵다. 흔히 타인(他人)은 자기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항상 남의 모습으로부터 자기를 비추고 반성할 때 사회는 더욱 건강해지고 자신있게 미지(未知)의 앞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불투명한 정치의 해, 경제난국의 해일수록 공정한 정치와 사회도덕과 윤리의 선양, 자유롭고 골고루 잘 사는 공동체의식의 함양이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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