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100세/질병과 식사]제때 먹어야 『보약』

  • 입력 1997년 1월 12일 19시 44분


「金學辰기자」 「밥이 보약이다」. 식사를 제대로 하면 만병(萬病)을 물리칠 수 있다는 말이다. 당뇨나 고혈압 같은 성인병은 약물치료 못지 않게 식사요법이 강조된다. 평소 식사를 통해 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는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당뇨에는 무조건 보리밥이 최고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인제대의대 고경수교수(내과)는 『보리가 쌀보다 당질대사를 조절하는 섬유질이나 비타민B가 많다는 것이지 보리밥만 먹는다고 당뇨가 낫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영양사의 조언에 따라 자신에게 알맞은 식단표를 짜고 끼니마다 고른 칼로리를 섭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적당한 양의 음식을 먹는 것과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혈압에는 짠 음식을 피해야 한다. 기름진 고기를 자주 먹는 것도 해롭다. 비만해지거나 콜레스테롤이 높아지지 않도록 고혈압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암을 제거하는 식품은 아직 없다. 시중에 음식으로 암을 낫게 해준다고 선전하는 사람이 더러 있지만 과학적으로 암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입증된 식품은 없다. 그렇지만 의사들은 △녹황색 채소와 과일 △두부 된장 등 콩가공식품 △우유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 △김 파래 미역 등 해조류가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인정한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김치 마늘 인삼도 항암식품이다. 짠 음식이나 불에 탄 음식은 위암의 원인이 된다. 빈혈이 있는 여성은 철분이 풍부한 간 달걀이나 조개류 현미 콩을 많이 먹으라고 권한다. 말린 녹황색 채소와 대추도 몸에 좋다. 어린이 충치는 흔히 사탕이 주범이라고 생각하지만 과자나 빵이 치아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 군것질을 줄이고 식사를 제대로 하는 버릇을 어릴 적부터 길러주는 게 충치예방의 지름길이다. 아기를 재울 때 설탕물 우유 이유식 과일주스 등이 든 젖병을 물리면 이빨을 썩게 한다. 꼭 필요하다면 맹물을 주는 게 좋다. 요즘 서양 의사들은 「고(高)섬유질 고탄수화물」 식사로 바꾸라고 충고한다. 한마디로 밥에 김치를 먹는 우리네 식성이 이상적이라는 것. 이제까지 쓸모없는 것으로 여겼던 섬유질이 발암물질 콜레스테롤 담즙산 중성지방 같은 유해물질들을 빨아들여 몸밖으로 배출하고 고혈압 당뇨 위궤양 관절염 신장병 맹장염 변비 동맥경화 등 온갖 질병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민간 식사요법은 일부 믿을만한 구석도 있지만 대부분 그 효과가 불확실하다. 감기에 걸렸을 때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듬뿍 쳐서 먹으면 낫는다는 속설을 예로 들어 보자. 매운 맛이 강한 고추가 발열작용을 해서 땀을 내고 이로 인해 체온이 떨어져서 감기 때문에 올라간 열이 내려간다. 매운 콩나물국이 일시적인 해열에는 도움이 되지만 결코 감기 바이러스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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