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學辰기자」 「심장병은 아침에 조심하라」.
돌연사의 원인이 되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가진 중년 이후의 환자는 하루중 특히 오전에 발작이 나타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또 요즘처럼추운날씨에는혈관이 수축, 혈압이 평소보다 올라가므로 혈압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오동주교수(순환기내과·02―818―6387)는 『하루중 오전 6∼9시에 혈압이 가장 높다. 심장병이 있는 사람이 아침에 조깅이나 등산 같은 운동을 무리하게 하다가 쓰러져 실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아침 식탁에서 집안일로 화를 내거나 출근 직후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것도 심장에 무리를 준다. 새벽에 하는 성행위도 심장병 환자에게는 금물.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긴 병이다.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 속이 좁아진 상태가 협심증이고 혈관이 아예 막혀 피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심근경색증이다.
협심증은 가슴 한가운데가 답답하고 무거운 것이 꽉 누르거나 죄는 듯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때로는 왼쪽 눈이 시리고 가슴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이가 아파서 치과를 찾는 수도 있다.
심근경색증으로 발전하면 가슴통증이 몇시간씩 지속되기도 한다. 심장의 두근거림과 함께 구역질 현기증 딸꾹질이 나타난다. 심하면 숨도 못쉬고 맥박이 약해지면서 심장마비 상태에 빠져 실신한다.
의사들은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의 원인으로 고혈압 콜레스테롤 담배 당뇨병을 꼽는다. 이 네가지가 모두 해당되는 사람은 심장병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심장병을 앓을 위험이 높다.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 따라서 폐경기 이후 여성은 심장병에서 남자와 다름이 없는 상태다. 심근경색증은 처음 나타날 때가 가장 위험하다.
심장병이 오래된 환자는 막힌 관상동맥을 우회하는 가느다란 혈관이 저절로 생겨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심장마비까지 가는 경우가 드물지만 초기 환자는 이런 「예비 혈관」이 없어 곧바로 심각한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환자와 가족들이 심장병에 대한 지식이 없어 우왕좌왕하다가 병원에 늦게 오는 수도 있다.
오교수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에 빨리 오기만 하면 대부분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심장이 멈춘 환자라도 전기충격으로 심장박동을 살리고 막힌 곳을 뚫어주면 되살아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최근 널리 활용되는 심혈관 도자술(導刺術)은 첨단 장비를 이용해 심장수술을 하지 않고도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치료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타구니 부근의 동맥에 가느다란 관을 넣어 심장의 관상동맥 상태를 컴퓨터 모니터로 보고 풍선으로 뚫어주거나 금속망으로 혈관을 넓히는 것이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