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인성교육현장/학부모 체험기]獨거주 이중미씨

  • 입력 1997년 1월 19일 19시 43분


우리 가족은 시간관념이 철저하기로 소문난 이곳 독일에서도 코리안 타임 관행을 버리지 못해 「두개의 시간」 속에 살고 있다. 독일사람의 초대에는 서둘러 시간에 맞춰 가지만 한국사람이 초대하면 여유만만이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2학년인 큰 아들의 수업 시작시간은 날마다 다르다. 어느날은 아침 8시, 어느날은 8시50분에 시작한다. 그러나 아이가 지각을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 주말 한글학교 등교시간일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몇 분 늦어도 상관이 없다는 식이다. 자기보다 더 늦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지각해도 미안해 하지도 않는다. 독일 사람의 철저한 시간관념은 강아지를 초대할 때도 어긋남이 없다. 며칠전 무역관장님이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돌이」가 받은 생일초대장을 보여주셨다. 평소 「돌이」를 귀여워하는 이웃집 여자아이 플리스타스(5)가 보낸 것이었다. 초대장에는 생일 파티에 참석할 수 있는지를 알려달라는 메모와 함께 생일날 돌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시간대별로 적혀 있었다. 독일인의 시간엄수 관행을 보여주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2분만 늦어도 교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정확하게 30분마다 오는 버스는 출발시간이 되면 멀리서 손을 흔들며 뛰어가도 그냥 떠나버린다. 처음엔 야속했지만 결국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이 여럿이 함께 살아가는 데는 무척 편리하고 합리적인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종 미〈필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인 남편 金平熹(김평희)씨와 함께 현재 바트홈부르크에서 살며 두 아들(8,9)을 초등학교에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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