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鉉薰기자] 설은 설이지만 예전의 설은 아니다. 때때옷에 새 운동화면 최고였던 설빔도 이제는 시들하고 세뱃돈 받아 골목으로 몰려 나와 으스대던 꼬마들의 모습도 찾을길 없다. 떡국이나 세배 정도가 유물처럼 남아 있을뿐 널뛰기며 연날리기, 윷놀이같은 명절놀이는 이제 구경하기 힘들 만큼 드물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아니라 「설래불사설」이 된 셈이다.
이런 아쉬움 때문에 설연휴 전국의 테마파크는 찾는 이들의 발길이 잦다. 마당에 깐 커다란 멍석 위로 던지는 윷놀이,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는 제기차기, 어릴적 솜씨를 자랑하며 어설프게 해보는 팽이치기, 색동저고리 대신 청바지 차림이지만 즐겁기만한 널뛰기….
이번 설 연휴에 테마파크에 들르면 이런 설의 모든 민속놀이를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같다. 더불어 아이들과 함께 오랜만에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어린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도 돌이킬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갖가지 캐릭터들이 출연해 펼치는 화려한 퍼레이드, 눈을 휘둥그렇게 할 각종 진기명기,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 등 볼거리 즐길거리도 많이 준비돼 있다.
▼서울랜드▼
서울랜드(경기 과천)는 연휴기간중 개장시간을 밤 9시까지 세시간 연장하면서 갖가지 설 특집행사를 펼친다. 특히 한국민속연구보존회 소속 회원들이 선보일 연날리기 경연잔치에서는 가오리 봉황 도깨비 등 형형색색의 갖가지 민속연이 청계산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02―504―0011
실내테마파크인 롯데월드(서울 잠실)는 설을 계기로 외국풍의 퍼레이드를 고유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민속 퍼레이드로 바꾸고 새롭게 손님을 맞는다. 여기에서는 조선시대 왕가의 행렬을 비롯해 대동놀이, 전통혼례 장면을 보여주는 「시집가는 날」 등 다양한 볼거리가 줄을 잇는다. 02―411―2000
▼한국민속촌▼
한국민속촌(경기 용인)은 8, 9일 이틀동안 지신밟기와 북청사자놀음 등 각종 민속공연, 전통 세시의례 재현, 나뭇짐지기 새끼꼬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차츰 잊혀져 가는 우리네 옛생활 모습을 되새겨 준다. 0331―283―2106∼9
각 지방의 테마파크들이 준비한 설맞이 행사도 다채롭다. 우방타워랜드(대구)는 「기네스 퍼레이드」를, 통도환타지아(경남 양산)는 「이미테이션」(흉내내기대회)을, 패밀리랜드(광주)는 「소원풀이 한마당」 등을 각각 마련했다.
▼용인 에버랜드▼
성난 소 길들이기, 외줄타기, 전통 민속춤 공연….
용인 에버랜드는 8,9일 양일간 유러피언광장과 야외무대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설맞이 행사를 펼친다.
올 설행사의 백미는 정축년 소의 해를 맞아 새롭게 선보이는 성난 소 길들이기(8,9일 유러피언 광장,오후 1시 3시반). 실제 소가 등장하지 않아 아쉽기는 하지만 누구나 한번쯤 도전해 볼 수 있어 좋다. 이 놀이는 일종의 로데오경기. 모터가 장착된 소등에 올라타 격렬하게 움직이는 소등에서 얼마나 버티는가를 재는 경기로 시간은 30초. 통과한 참가자에게는 복주머니와 복조리, 에버랜드 캐릭터가 상품으로 주어진다.
공연 프로그램으로는 민속춤과 인기가수들의 무대가 있다. 8일 오후 1시반 야외무대에서는 삼성무용단 45명이 「태평성대」 부채춤 승무 바라춤과 판소리 춘향가 등을 공연한다. 또 대북 멜북(어깨에 메는 북) 장구 좌고(앉아서 치는 북)연주를 굿춤과 접목시킨 역동적인 춤과 연주 「북의 향연」도 벌어진다.
또 MBC FM의 「정오의 희망곡」도 설날인 8일 정오 야외무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김정민 이소라 박미경 녹색지대 태진아 설운도 등 인기 연예인이 출연할 예정.
외줄타기 등 민속놀이, 얼음으로 만든 에펠탑 등 세계의 유명탑 얼음건축전 등도 마련된다.0335―30―3114∼6
<교통편(서울 출발)>
양재시민의 숲에서 4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직행좌석버스 500―1번을 타면 편리하다. 관광버스(왕복 1만원)는 매일 오전 10시 전후에 출발한다. 금성관광(02―741―2201) 코오롱고속관광(02―830―1345). 스마일관광(02―537―8012, 02―730―5111.)은 8일에만 운행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