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SF영화 「화성침공」만든 팀 버튼 감독

  • 입력 1997년 1월 29일 20시 18분


[東京〓朴元在기자] 「배트맨」 「가위손」 등을 통해 기발한 상상력과 독특한 색채감각을 선보인 팀 버튼감독(38)이 이번엔 외계인들의 지구침공을 다룬 SF영화 「화성침공」을 완성했다. 버튼감독은 29일 정오 일본 도쿄에서 한국기자들과 만나 『어린 시절 막연히 꿈꿔온 외계인의 모습을 영상으로 옮겨보고 싶었다』고 제작동기를 설명했다. ―「화성침공」은 작년에 크게 히트한 「인디펜던스 데이」와 소재나 내용전개가 비슷하다. 모방한 게 아닌가. 『그런 오해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외계인 영화는 최근 갑자기 나온 게 아니라 50, 60년대에 이미 인기를 끈 장르다. 「화성침공」의 아이디어는 당시 작품의 캐릭터에서 따온 것이다』 ―이전 영화와는 달리 「화성침공」에서는 특수효과를 많이 사용했는데 그 이유는…. 『대형 스크린에는 역시 컴퓨터그래픽이 어울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작비가 절약될 뿐 아니라 화성인 생김새도 컴퓨터로 만드니까 훨씬 그럴듯해 보였다』 ―이 영화를 통해 제시하고자 한 메시지는…. 『영화를 만들면서 관객들에게 주제를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영화의 각 장면마다 정치 사회 인간관계 가치관 등에 대한 다양한 풍자장치를 삽입한다. 「화성침공」속에 숨어있는 이미지를 찾아내 느끼는 것은 전적으로 보는 이의 몫이다』 ―이미 만든 영화들이 흥행과 비평면에서 대체로 성공을 거뒀는데 그 비결은….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다(웃음).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것을 한발앞서서실험하고 창의력을살린 게 주효한것같다.상상력을 고정시키면 환상적인 화면을 만들어낼 수 없다』 「화성침공」은 온몸이 초록색인 화성인이 지구에 출현, 미국 대통령 등 지구인들을 무차별 살해하다가 올드 팝송의 특이한 파장을 견디지 못해 최후를 맞는다는 내용. 다소 황당한 줄거리의 이 영화에는 잭 니콜슨과 글렌 클로즈가 미국 대통령부부로 등장하는 것을 비롯해 아네트 베닝, 피어스 브로스넌, 대니 드 비토, 내털리 포트먼 등 유명배우가 대거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버튼 감독은 『할리우드 스타들은 이미지 관리 때문에 영화속에서 맥없이 죽어가는 역할을 꺼린다』며 『배우들이 「연출자 팀 버튼」을신뢰해준덕택에 근래보기드문 호화캐스팅이 가능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화성인들을 호전적으로 묘사한데 대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0대 악동」들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볼 때 화성인과 요즘 청소년은 이해하기 힘든 자기들만의 언어를 쓰고 예측불허의 행동방식을 보이는 점에서 서로 통한다는 것. 「화성침공」은 3월초 국내에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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