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이진영기자] 독일 본 바이덴베크 시립 유치원에 들어서면마치「쓰레기」로만든장식품 박물관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든다.
60평 남짓한 유치원 곳곳에는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선생님과 함께 지혜를 짜내 만든 소품들이 가득하다.
아이들 놀이방에 들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천장과 벽에 드리워 놓은 색색의 천들이다. 아늑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학부모가 보내준 헌 커튼으로 치장한 것이다. 천에다 반짝이는 종이로 별모양을 오려 붙이면 더욱 분위기가 난다.
한쪽 구석에는 탁자 위로 초록색 나뭇잎을 이어 만든 그물같은 것을 쳐놓아 숲속같은 느낌을 연출했다. 그물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더니 군대에서 탱크 등을 숨길 때 사용하는 헌 위장막이었다. 크레츠원장은 『군부대가 유치원에서는 무엇이든 필요할 것이라며 보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에 따라 만들어준 놀이방에는 놀이방의 주인을 알려주는 「우산 이름표」가 천장에 매달려 있다. 살이 부러진 우산을 주워다 살 끝에 아이들의 이름과 사진을 붙인 종이를 매달아 놓았다.
창문에는 거미줄이 쳐져 있다. 못쓰게 된 털실을 거미줄처럼 창문에 걸어놓은 뒤 왕거미를 달아놓았다. 왕거미의 몸통은 올록볼록한 달걀판이고 다리는 울퉁불퉁한 나뭇가지다.
크레츠원장은 『아이들은 비록 어리지만 어른이 따라 갈수 없을 정도로 풍부한 상상력을 갖고 있다』며 『쓰레기도 아이들의 「마이다스의 손」이 닿으면 훌륭한 인테리어용품으로 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