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대통령의 아들

  • 입력 1997년 3월 12일 20시 10분


▼니카라과의 독재자 소모사 일가는 43년간 3부자가 권력을 이어가며 부패를 일삼았다. 1933년 니카라과의 실권을 장악한 아나스타시오 소모사는 56년 암살당할 때까지 철권을 휘두르다가 권력을 장남 루이스에게 넘겼다. 루이스는 다시 동생에게 권력을 넘겼고 그는 79년 미국으로 망명할 때까지 강압통치를 계속했다. 그동안 소모사 일가가 끌어모은 재산은 16조원에 달했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영국총리의 아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비밀 로비스트로 영국 전투기 판매계약에 개입, 1백50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어머니의 명성에 먹칠을 했다. 부시 전미국대통령의 둘째 아들과 셋째 아들도 은행 거액대출과 부실 신용대출에 관련돼 아버지의 인기하락을 부추겼다. 인도네시아 수하르토대통령 일가가 30년 가까이 축재한 부(富)는 3백억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러시아 옐친대통령의 막내딸 타티아나는 작년 6월 대통령 선거에서 아버지의 홍보책임자로 맹활약했다. 타티아나는 옐친을 록 콘서트무대에 세워 춤을 추게 함으로써 대중에게 「젊은 옐친」 이미지를 심었다. 현재 프랑스 엘리제궁의 홍보담당관이자 대통령의 최측근은 시라크대통령의 딸 클로드다. 남아프리카 만델라대통령의 두 딸은 아버지의 측근 조언자로서 아버지의 해외순방 등에 퍼스트 레이디로 번갈아 참석하고 있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는 김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김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측근 배후 실력자로 국정에 깊숙이 개입해 물의를 빚고 있다. 朴正熙(박정희) 전대통령의 아들 志晩(지만)씨는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 시든 경우다. 全斗煥(전두환) 盧泰愚(노태우) 전대통령의 자제들도 공개된 장소에 나타나기를 꺼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의 밝은 빛에는 깊고 어두운 그늘이 교차하게 마련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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