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장외석]『강속구,어깨근육아닌 복근서 나온다』

  • 입력 1997년 3월 12일 20시 10분


[이훈 기자] 무쇠처럼 강하고 야무진 팔을 뜻하는 「철완(鐵腕)」. 이는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빠른 공을 뿌리는 강속구 투수를 가리키는 야구용어다. 그러나 최근 서울중앙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철완」이 아닌 「철복(鐵腹)」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다. 이 병원 진영수 김용권연구원 등 7명의 연구팀이 95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프로야구 현대와 LG 등의 주전급 투수 25명을 대상으로 어깨근육과 공빠르기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는 사뭇 흥미롭다. 이들의 결론은 「어깨가 강하면 공이 빠르다」는 속설은 잘못된 상식이며 공의 빠르기를 결정하는 주된 요소는 복근이라는 것. 논문에 따르면 현대 정민태 위재영 정명원과 LG 김태원 신동수 김기범의 어깨근육을 구성하는 네가지 근육의 근력(등속성 회전력)을 사이벡스로 측정한 결과 공빠르기와 어깨근육과는 상관이 없었다. 반면 이들의 허리와 어깨를 고정시킨 뒤 복근과 공빠르기의 관계를 사이벡스로 측정했을 때 복근이 강한 선수의 공빠르기가 약한 선수보다 확연히 뛰어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 따라서 그동안 투수들의 공빠르기를 높이기 위해 어깨근육 강화에 주력해온 각 구단의 훈련 프로그램도 바뀌어야 할 형편이다. 김용권연구원은 『「어깨〓공빠르기」라는 기존의 상식이 깨진 것이 연구의 가장 큰 성과』라며 『이 결과가 일선 지도자들에게 널리 전파돼 잘못된 훈련방식을 바로잡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측정에 나선 투수들의 평균 구속은 시속 1백40.7㎞였으며 최근 1년간 부상이나 질병에걸렸던 선수는 측정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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