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디스크로 허리가 아프고 다리마저 당긴다는 의사가 찾아왔다. 그는 대학병원의 과장이었다. 다른 병원에 입원해 약물치료도 받고 침술과 척추교정을 포함한 여러가지 물리치료도 받았으나 좀 낫는 듯하다가도 다시 아프다는 것이다. 이제는 발목과 엄지발가락에 마비까지 오고 있다고 했다.
수술로 디스크의 뿌리를 뽑아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항간에 이용되고 있는 수술법을 알아 봤다고 했다. 전통적인 디스크수술과는 달리 회복기간이 빠르고 성공률이 90%인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수술을 받고 싶은데 과연 그 안전성과 효험성이 사실인가를 솔직하게 얘기 들으러 왔다는 것이다.
『어떤 의사는 미국에서 직접 디스크 레이저수술을 해 보았는데 성공률이 낮더라면서 의문을 나타내더군요』
나는 이렇게 답변했다.
『전통적 수술도 수많은 훈련이 필요한데 레이저수술을 부정적으로 보는 그 의사는 아마 충분한 수술연습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국내에는 실험동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직접 수술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거든요』
나는 이와 함께 이 기술을 익히기 위해 1년에 3,4회 외국에서 실험동물을 구해 실험을 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실 디스크치료에 레이저 내시경수술이 시작된 지도 벌써 5년이나 되었다.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수술칼보다 훨씬 섬세한 빛의 칼인 레이저를 컴퓨터로 조작하는 이 수술은 의료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정밀도는 0.3㎜ 내외다.
내가 차근차근 설명하자 그는 다음날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수술을 받겠다고 결심했다.
전통적인 수술과 달리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국소마취를 하였기 때문에 그는 시술 도중에 비디오 모니터를 통해 자신의 수술장면을 보면서 나와 계속 얘기를 나누었다. 문제의 디스크에 정확히 레이저가 쏘아지는 것을 보면서 그는 그토록 당기던 다리의 불편이 없어지는 것을 금방 수술방에서 느꼈다고 했다.
3시간후에 그는 자신의 병원으로 돌아갔다. 어느날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마치고 나오던 그는 반갑게 인사를 했다. 『선생님 덕택에 운동도 잘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신기술은 건강증진에 중요하다는 것을실감했습니다』02―527―0917
이상호<우리들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