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각구단 체력관리 『몸에 좋다면 뭐든 먹는다』

  • 입력 1997년 3월 17일 20시 16분


[권순일기자] 「오빠부대」의 우상인 우지원(24·대우제우스)과 김병철(24·동양오리온스). 신세대 농구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이들은 곱상한 용모의 소유자이지만 틈틈이 뱀으로 만든 진액을 즐기는 「몬도가네파」. 보신탕도 그릇 밑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탐식한다. 햄버거나 피자를 좋아할 것 같은 이들이 40, 50대 중년들이나 즐기는 강장식품을 억지로라도 먹어야 하는 이유는 체력보강 때문. 시즌내내 거의 매일 경기를 치러야 하는 프로농구 선수들에게 체력관리는 필수. 특히 프로농구가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체력이 승부의 관건으로 떠오름에 따라 각 구단에서는 선수들 체력관리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나산플라망스와 대우제우스, 현대다이냇 등은 구단차원에서 선수들의 영양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나산은 미사리조정경기장 부근에 있는 장어요리집에서 스태미너식인 장어구이로 선수들의 체력보강을 돕고 있다. 한번 회식에 거의 1백만원 이상이 들지만 현재 공동5위인 팀이 6강플레이오프전에 진출하느냐 못 하느냐의 중요한 고비여서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지친 기색이 보이면 장어파티를 열고 있다. 한 구단관계자는 『장어의 「약발」이 통하지 않으면 토종붕어로 만든 즙을 공급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와 현대는 선수들이 제각기 자신의 몸에 맞는 보약을 선택한 후 청구서를 제출하게 하는 경우. 대우와 현대는 각각 1백만원과 30만원의 「보약수당」을 선수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선수 대부분이 녹용 등 한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귀한 뱀이나 노루고기 등을 찾는 선수들도 상당수. 우지원은 지리산에서 잡히는 뱀만을 먹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 구단에서는 수당지급에서 좀더 배려를 한다고. 기아엔터프라이즈 나래블루버드 동양오리온스 SBS스타즈 등 네 팀은 「밥 맛있게 먹는 게 최고」라는 주의. 숙소에 음식 솜씨좋은 아줌마들을 배치해 선수들이 하루 세끼의 식사를 푸짐하게 할 수 있게 하고 일주일에 한번씩은 회식을 한다. 보약은 선수들 각자가 챙기는데 대부분이 한약을 먹고 있고 허재(32·기아)처럼 뱀을 상복하는 경우도 많다. 한편 최근까지 최하위를 면치못했던 삼성썬더스는 선수들의 정신력 해이가 침체의 원인이라는 판단하에 영양보충보다는 거의 매일 미팅을 해 정신교육으로 기를 북돋우고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