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 기어로 시속 30㎞의 속력으로 달리다 건널목을 중간쯤 건넜을 때 열차가 달려와 버스 뒤쪽 옆구리에 충돌, 버스가 6m쯤 퉁겨 논바닥으로 굴렀다』 24일 오전 9시경 전북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서도역부근 철도건널목에서 열차와 버스가 충돌해 과반수의 승객이 숨지고 나머지는 중경상을 입은 사고버스운전사의 말이다. 운전사는 경상을 입었다
▼버스와 충돌한 열차는 순천발 서울행 무궁화호열차이고 열차에 떼밀린 버스는 노봉 수촌마을 등지에서 장보러가는 주민 등 31명의 승객을 태우고 남원 재래장터쪽으로 가던 남원여객소속 시내버스다. 정시에 맞춰 운행하는 열차와 시내버스가 건널목에서 충돌해 이처럼 많은 사상자를 낸 것은 사망 15명, 부상 18명의 희생자를 낸 지난 95년4월 경전선 언양건널목 사고후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의 철도건널목은 현재 모두 1천9백12곳. 그 가운데 안내원이 배치되지 않고 차단기도 없는 2종과 3종 건널목이 아직도 6백51군데나 된다. 이번 사고가 난 서도역부근 건널목은 차단기와 안내원은 없고 경보기만 설치돼 있는 2종 건널목으로 사고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던 곳이다. 건널목 열차우선원칙도 있고 보면 자동차운전자들이 각별히 주의해야 할 곳이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현재 조사중이지만 경찰은 버스가 정지경보를 무시하고 성급히 건널목을 지나려다 사고를 낸 것으로 일단 추정했다. 자동차운전자들의 교통규칙과 안전을 무시한 성급한 운전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 절감케 한다. 철도건널목 안전시설을 완벽하게 갖추는 일도 서둘러야할 것이다. 이런 원시적인 사고를 막는 것은 선진국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