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받는 스트레스의 양을 측정해 보면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사실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가족을 잃었다든지 가정불화가 있다든지 입시를 앞둔 수험생이나 빚에 쪼들리는 사람의 스트레스량을 측정해 질병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면 신기할 정도로 정비례 관계에 있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이 온갖 질병에 잘 걸리고 암에도 잘 걸리며 사망률도 높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스트레스량이 꽤 많은데도 아무런 증상 없이 잘 버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측정된 스트레스량이 적은데도 증상이 금방 나타나고 스스로 힘들어 하는 환자가 있다.
그래서 의사들은 스트레스 자체도 중요하지만 개인에 따라 스트레스가 질병으로 나타나는 정도가 다르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스트레스를 잘 견디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개인의 성장환경과 많은 관련이 있다고 보지만 유전에 의해서도 상당 부분 결정된다.
서구에서는 명상법 이완훈련법 같은 외부의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훈련법이 개발돼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런 훈련법이 스트레스 자체를 해결해준다기 보다는 짧은 시간에 증상을 좋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본원리는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불쾌한 반응을 훈련으로 누그러뜨리는 것이다.
이중 비교적 효과가 높고 널리 사용되는 벤슨명상법을 소개한다.
△조용하고 안락한 의자에 앉는다 △눈을 감는다 △몸에서 힘을 완전히 뺀다. 발끝에서 시작해 얼굴까지 힘을 뺀 후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 △코로 숨을 쉰다. 숨쉬는 것을 느끼면서도 힘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숨을 쉰다 △10∼20분간 숨쉬기를 마친 후 조용히 몇분 더 앉아 있는다 △신체의 긴장이 충분히 풀어지지 않더라도 걱정하지 말고 명상법을 반복한다.
벤슨명상법은 편안한 자세로 근육의 긴장을 푸는 게 중요하다. 스스로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보다 한 곳을 응시하면서 논리적인 생각을 피해야 한다.
이 명상법은 스스로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여유를 준다. 외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유연하게 받아넘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통증이나 심한 불안을 느끼는 환자에게는 이 명상법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02―270―0599
서홍관(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