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복지연구회 나종근회장(47)은 농촌총각들의 희망이다. 장가들기 어려운 농촌총각 3백여명을 「구제」했기 때문.
지난 78년에 설립된 이 연구회는 처음에는 주로 농촌총각과 도시처녀들의 만남을 주선했다. 그러나 그가 이 일에 뛰어든 88년부터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도시처녀의 농촌행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그의 첫 작품은 91년3월 농어촌후계자 50명을 인솔, 중국 연변에서 합동맞선을 보인 것. 당시는 중국과 수교하기 전이라 중국공안당국의 감시가 심했다. 1백명의 청춘남녀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버스 2대를 빌려 차 안에서 맞선을 보여야 했다.
그러나 고생한 만큼 결실이 좋았다. 이듬해 2월 서울 올림픽유스호스텔에서 강영훈대한적십자사 총재의 주례로 22쌍이 합동결혼식을 올렸다. 이어 92년12월에는 서울∼북경간 위성생방송을 통한 영상맞선을 실현, 국제적인 화제를 낳기도 했다.
지난 2월 그는 사무국장에서 회장으로 영전했다. 그러나 그는 왠지 기분이 우울하다. 연구회의 앞날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3,4년 전만 해도 한국의 농촌총각은 연변처녀들 사이에서 대단히 인기가 좋았어요. 하지만 최근 몇년사이 불법업소에 의한 위장결혼과 사기사건 등이 빈발하면서 농촌총각들의 이미지도 도매금으로 나빠졌어요』
이에 따라 93년부터는 정부의 예산지원도 끊기고 각계의 후원금도 줄어들었다. 격월간으로 발행하던 농어촌정보소식지 「초원의 꿈」도 중단된지 오래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