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청문회]여야,증인수 40명선 합의

  • 입력 1997년 4월 3일 07시 58분


여야가 2일 한보청문회에 들어가기도 전에 31명의 증인과 참고인을 제외키로 결정한 것은 야권이 청문회운영기조를 「과다한 의욕」에서 「효율」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야권은 당초 총 1백50명을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채택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신한국당은 24명을 제시했었다. 야권이 먼저 증인을 줄이자고 한 것은 현실적으로 이들 75명의 증언을 제대로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기관조사를 벌인뒤 남는 특위활동기간은 27일. 오는 7일부터 15일까지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 鄭譜根(정보근)회장, 洪仁吉(홍인길) 權魯甲(권노갑)의원 등 재소자 12명의 증언을 듣고 나면 불과 15일밖에 남지 않는다. 특위는 그중 5일은 金賢哲(김현철)씨와 김씨의 측근 朴泰重(박태중)씨, 李錫采(이석채)전청와대경제수석 등 핵심증인 5명 정도를 신문하는데 배정할 예정이다. 따라서 증인을 줄이지 않으면 나머지 10일동안 하루 5, 6명꼴로 증인을 소환, 장님 코끼리 만지듯 청문회를 진행해야 할 형편이었다. 신한국당측은 이날 『증인으로 채택돼 언론에 공개된 것만으로도 당사자들은 큰 피해를 보았는데 다시 줄이자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면서 일단 야권의 요구를 수용했다. 여야는 이날 현철씨의 증언일정을 일단 25일 하루로 결정했다. 그러나 야권이 『필요할 경우 차수변경을 해서 다음날까지도 증언을 듣자』고 주장하는 반면 신한국당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3일 막판협상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이날 증인에서 제외된 인물 중에는 李喆洙(이철수)전제일은행장의 동생 이완수 전한보철강자금담당이사와 정태수총회장, 이철수전행장과 더불어 「3수커넥션」을 이루고 있다는 의혹을 받은 김경수 전 제일은행섬유센터지점장이 포함돼 있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여야 청와대 영수회담이 끝난 직후 30여명이 넘는 증인을 제외시키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문회의 강도를 낮추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는 이날 『한보사태가 경제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고 한 것은 경제살리기를 강조한 것일 뿐』이라며 『한보특위가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일각의 의구심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정용관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