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군 함양읍 우림리 盧夏植(노하식·84)옹은 지난해 9월 숨진 부인(이갑숙·당시82세)의 빈소가 마련된 작은방을 찾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군청앞 법무사사무소를 직접 운영할만큼 건강이 좋은 노옹은 유교식 상례법(喪禮法)으로 1년상을 치르기 위해 지난 7개월여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영정앞에 아침 저녁으로 제사상을 올리고 분향을 해왔다. 이 기간중 다른 경조사나 모임에 일절 나가지도 않았으며 탈상때인 9월까지 이 원칙을 지킬 작정이다.
슬하에 환갑인 장남을 비롯, 아들 다섯명과 딸 여덟명을 두었지만 모두 서울 부산 등에 흩어져 살고있어 빈소를 지키는 일은 모두 노옹의 몫이다.
66년전에 결혼, 9대 종손으로 고향을 지켜온 그는 자식들이 1년상을 만류하며 같이 살자고 종용했으나 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았고 대신 1백여평의 앞뜰이 딸린 슬레이트건물에 먼 친척과 함께 살고 있다.
〈함양〓박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