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탓인지 묘목두 안나가내유』
박청일씨(59·대전 동구 홍도동)는 대전의 묘목시장인 중구 은행동 중교다리를 30여년 지켜왔다.
30세초반부터 대덕구 회덕에 있는 자신의 농장에서 정성스레 가꿔온 묘목을 이곳으로 가지고와 팔기 시작한 것.
이곳에서 묘목을 파는 상인이 20명정도 되지만 박씨처럼 「한평생」을 중교다리에서 보낸 사람도 흔치 않다.
그러나 박씨는 올해에는 나무심는 계절이 다가와도 매기가 거의 없다고 한숨을 쉰다.
박씨가 판매하는 묘목은 30여종. 하나쯤 심어보고픈 백목련과 모과 묘목 5년생이 1만5천원, 앵두나무 묘목이 1만원이지만 예년처럼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무심는 일보다 보람있는 일이 그리 많진 않쥬. 아무리 어려워도 이번 봄에 한 그루만이라두 심어보는 게 어떨까유』
보조의자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박씨 뒤쪽엔 주목 단감나무 동백 백일홍 등 각종 묘목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대전〓이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