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쌍방울 김성근 감독을 가장 흐뭇하게 했던 선수는 신인 내야수 석수철. 3루를 완벽하게 커버함으로써 전체적인 수비안정은 물론 팀 전력까지 한층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수비는 야구의 기본. 빼어난 투수진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밑 빠진 독」이 되지 않으려면 철벽 수비가 뒤를 받쳐야만 한다.
베스트만을 놓고 볼때 가장 안정된 내야진을 보유한 팀은 해태. 최해식 정회열이 지키는 안방도 든든하지만 이종범 김종국 홍현우로 이어지는 내야가 철벽이다. 백업요원이 없다는 것이 한가지 흠.
현대는 2루가 구멍. 삼성에서 팔려 온 강기웅이 지난 겨울 유니폼을 벗는 바람에 2루 보강의 꿈이 물거품이 됐다. 한가지 위안은 시범경기에서 3경기 연속홈런을 뿜은 무명포수 이재주가 주전 장광호의 뒤를 받칠 백업요원으로 성장했다는 것.
쌍방울은 골반에 종양이 생겨 올 시즌 출전이 불가능한 석수철 때문에 수비력이 반감됐다. 한대화 김성래 등 노장들이 3루를 번갈아 지킨다지만 문제는 체력. 시즌 후반이 더 걱정이다. 그러나 포수부문 골든글러브상을 수상한 박경완이 버티는 안방은 최강.
한화는 아킬레스건을 꼽을 수 없을 만큼 8개 구단중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 특히 연습생 출신 포수 조경택이 지키는 안방이 문제. 한가지 위안이라면 홍원기 김용선 정경훈 이민호 허준 임수민 등 백업요원이 풍성해졌다는 것.
유격수 박계원이 가세한 롯데는 걱정이 없다. 김민재와 박계원중 누구를 유격수로 쓸까 행복한 고민중. 또 허리부상을 털어낸 김선일에다 홈런타자 임수혁 강성우 등 쟁쟁한 포수들이 즐비하다.
삼성도 수비가 문제. OB에서 포수 박현영이 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미덥지 않고 유격수 유중일이 전경기를 뛸 수 있을지도 미지수.
LG는 유격수 유지현이 펄펄 날고 원래 포지션으로 컴백한 송구홍(3루)도 최상의 컨디션. 5월경에야 뛸 수 있는 박종호(2루)의 공백이 문제지만 송인호와 손지환 등이 좋아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김동수 이동수가 버티는 안방도 든든하다.
유격수 김민호가 돌아온 OB는 내야만큼은 손색이 없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중인 주전 포수 김태형이 복귀할 때까지 최기문 진갑룡 등이 얼마나 해줄지가 변수.
〈이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