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사랑의 신비 〈31〉
왕은 그 아름다운 정원사의 세 자식들을 보자 일점혈육도 없이 늙어버린 자신의 신세가 새삼스레 서글퍼져 이렇게 말했다.
『자손을 남긴 자는 죽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자식들을 남긴 아버지는 죽어서도 행복할 것이다』
이렇게 말한 왕은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젊은이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얼른 화제를 바꾸었다.
『이 정원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구나. 내 충성스런 신하의 딸아, 오, 향기로운 재스민이여, 이 정원을 둘러볼 수 있도록 안내해주렴』
그리하여 왕은 파리자드를 앞세우고, 두 형제를 거느리고 시원한 그늘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도중에 왕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은 황금빛 물이 솟구쳐 오르고 있는 분수였다. 왕은 그 앞에 걸음을 멈추고 서서 감탄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오, 저기 솟구쳐 오르고 있는 것은 황금이 아니냐? 참으로 아름답고 신비한 물이로다!』
이렇게 소리친 왕은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하여 연못 가까이로 나아가려 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노래하는 나무의 연주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는 것만 같은 음악 소리에 왕은 너무나 황홀해져서 귀를 기울이고 듣고 있었다.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는 음악이로다!』
이윽고 왕은 이렇게 외치며 음악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나아가려 했다. 그러나 그때 뚝 음악소리가 그치고 위대한 침묵이 정원 전체에 깃들었다. 그 아름다운 음악 소리가 그친 뒤에 찾아든 침묵은, 침묵마저도 숭고하고 장중하게만 느껴졌다. 그 위대한 침묵이 은둔의 정원에 완전히 스며들었을 때 말하는 새가 그 낭랑한 목소리로 홀로 노래하며 말했다.
『충성된 자의 임금님, 호스루 샤여, 정말 잘 오셨습니다. 정말 잘 오셨습니다』
그러자 말하는 새의 노래에 맞춰 모든 새들이 일제히 입을 모아 후렴을 불렀다.
『정말 잘 오셨습니다. 정말 잘 오셨습니다』
왕은 이 신비로운 조화에 매우 감탄하고 감동하여 외쳤다.
『오, 여기야말로 행복의 집이다! 여기야말로 축복받은 자손들의 집이다! 오, 나는 너희들과 함께 살기 위해서라면 내 권세와 왕위 따위는 내팽개칠 것이다. 오, 내 착한 정원사의 아이들아!』
이렇게 외치고 난 왕은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하늘에서 음악소리가 들리고 새들이 말을 하다니,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조화인지 말해다오. 아니면 내가 다만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그리하여 파리자드와 그녀의 두 오빠들은 노래하는 나무와 말하는 새를 왕에게 보여주었다. 그걸 보자 왕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나무가 노래를 하고 새가 말을 하다니, 오, 세상에 이런 신통한 일이 또 있을까? 그대들은 이런 진귀한 보물을 대체 어디에서 구했느냐?』
그러자 파리자드가 말했다.
『이 보물들의 기원에 대해서는 임금님께서 편히 쉬고 계실 때 제가 말씀드리기로 할게요. 그보다도 우선 식사를 하기로 합시다』
<글:하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