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오만]박영하/라마단 금식후 성대한 축제

  • 입력 1997년 4월 4일 08시 43분


이슬람교도들의 금식기간인 「라마단」월(月)이 끝난 후 3일 동안 오만 국민은 우리나라의 전통 명절인 설날과 마찬가지로 이른 아침부터 가까운 친지들을 방문해 덕담을 교환하고 음식을 나눠 먹는 풍습을 갖고 있다. 라마단이란 우리나라의 음력과 매우 흡사한 이슬람교력의 열두달 가운데 한달의 이름으로 우리의 음력 섣달과 기간이 거의 일치한다. 「아이드 알 파트르」라고 불리는 이 풍습은 오만의 최대 축제 중 하나다. 라마단월의 힘든 금식기간과 신앙생활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것을 서로 축하하고 알라신의 자비와 긍휼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시작된 축제다. 이 기간에는 자기보다 가난한 이웃들에게 적선을 베푸는 것이 최고의 미덕으로 숭상되고 있다. 라마단 의식은 먹을 것이 전반적으로 부족했던 옛날에 가진 자로 하여금 못가진 자의 배고픔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고통을 함께 나눠 갖자는 뜻에서 유래됐다. 이에 따라 이 기간에는 음식과 돈을 구하기 위해 각 가정의 문을 두드리는 가난한 사람과 어린이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오만 국민은 이들에게 적선을 베푸느라 분주하면서도 가슴 뿌듯한 시간을 보내곤 한다. 이슬람교도들은 라마단월이면 해가 떠 있는 동안, 즉 일출에서 일몰까지는 율법에 따라 음식과 물을 전혀 먹을 수 없다. 일몰 후부터 다음 일출까지에 한해 건강유지에 필요한 극히 소량의 음식과 물만 섭취한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알라신에 대한 찬양과 예배 등 신앙심을 두텁게 하고 자비와 긍휼의 정신을 함양하는데 보내도록 돼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이슬람교도 사이에서 라마단과 「아이드 알 파트르」를 단순히 종교적인 통과의례로 치부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그 근본정신이 점차 퇴색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한다. 박영하(무스카트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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