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성고 사회봉사관에서는 천주교 외국인노동자상담소가 주최한 「제3회 외국인노동자 축제」가 열렸다.
네팔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30여개국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 2천5백여명은 모처럼 고향친구들과 어울려 최근의 고국 모습이 담긴 비디오 화면을 감상하고 민속공연과 노래자랑을 펼쳤다.
이들은 지난해 4월 명동성당에서 열린 축제 때보다 훨씬 밝고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무대에 오른 3명의 외국인노동자가 그간의 한국생활에 대해 털어놓은 얘기도 한국에 대한 실망감 일색이던 지난해와는 크게 달랐다.
1년전 파키스탄에서 온 아하마드(29)는 『우리는 나쁜 말을 사양하고 폭력을 싫어합니다』라고 꼬집었으나 『우리도 회사에 지각을 하거나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나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팔에서 물리학 교사를 하다가 입국한 모노즈(29)는 『한국인들에게 야속한 일도 많이 당했으나 한국인들의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白月鉉(백월현·49) 서울외국인노동자상담소장은 『근무환경이 나아졌다기보다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좋든 싫든 한국의 노사관행에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이날 외국인노동자들이 가장 크게 환호한 것은 金壽煥(김수환)추기경이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 손모씨(35)를 무대위로 불러올렸을 때.
자료수집차 나왔다는 손씨는 마이크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다 『몸 건강히 잘 지내다 무사히 돌아가시기 바란다』며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아달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철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