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긴급 금융지원방안을 발표하더라도 현장의 중소업체들에 돌아오는 실질적인 혜택은 별로 없는 게 현실입니다』
전국 공단을 통틀어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설립된 「남동공단 신용협동조합」 李善用(이선용·47·태양금속 사장)이사장은 정부 정책과 실제 시행간의 괴리를 아프게 지적한다.
남동공단내 중소업체와 종업원들이 신협을 만들고 12억원의 기금을 모아 무담보신용대출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것은 어느 면에서는 정부정책을 온전히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이사장은 『규모와 입지조건이 비교적 좋은 남동공단조차도 공장 가동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며 『견실한 업체들도 자금압박을 받지 않는 곳이 거의 없을만큼 공단의 불황은 깊다』고 말했다.
그는 『신협자산을 올해 1백억원까지 늘려 대출대상과 한도액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정부지원을 무한정 기다릴 수 없어 신협 설립을 통해 자력구제를 하고 있지만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더욱 현실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보사태 등 대기업이 크게 요동치면 경영이념이나 기술력이 뛰어난 우량기업들조차 덩달아 순식간에 도산의 회오리에 말려들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의 대기업 종속 상태」를 가장 걱정한다.
그가 『기술축적이 이루어진 중소기업체가 일시적인 자금난 등을 겪고 있을 경우 정부차원의 실질적인 보호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이사장은 『먹고 마시고 즐기는 산업이나 유통업보다 볼트 너트 하나를 제대로 만드는 제조업 경영자를 애국자로 알아주는 풍토가 자리잡아야 경제가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박희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