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New]신세대,밤쇼핑 선호…올빼미族 『북적』

  • 입력 1997년 4월 7일 08시 55분


서울 동대문시장의 대형 의류도매상가가 심야에 신세대로 붐빈다. 밤늦게까지 여대생 직장인 미시주부 등이 끼리끼리 매장을 휘젓고 다닌다. 불경기로 소매상인의 수가 감소한 반면 「올빼미 신세대 쇼핑족」은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밤 12시경 서울 을지로 6가 거평프레야 1층. 업타운의 「다시 만나줘」 언타이틀의 「날개」 등 신세대 취향의 댄스음악이 울려퍼지는 매장. 고객 10명 중 6,7명은 10대 후반∼20대 중반의 여성이었다. 대부분 친구와 함께 쇼핑을 하고 있었다. 회사원 김윤희씨(26·여·서울 송파구 잠실동)는 『평일 낮에는 회사일 때문에 보기 힘든 친구들을 밤에 만나 온갖 얘기를 나누면서 함께 쇼핑을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부근의 디자이너클럽 우노꼬레 팀204 등 대형 의류상가도 신세대 여성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들 상가가 몰려있는 청계천 신평화시장 뒤편 거리는 포장마차의 불빛과 젊은이들의 발길이 어우러져 성탄전야의 명동 거리를 방불케 한다. 각 상가의 고층에 있는 커피숍은 심야에 신세대가 모여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며 수다를 떠는 「아지트」가 되고 있다. 연인이 함께 쇼핑을 즐기는 경우도 있다. 김상범씨(25·회사원)는 『쇼핑을 하면서 심야 데이트도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한 상인은 『신세대는 대부분 밤에 나타나서 친구들끼리 매장 구경을 하고 오전 1,2시경 귀가하지만 커피숍 포장마차 등에서 동이 틀 때까지 노는 올빼미 같은 이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신세대가 적은 숫자나마 의류도매상가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중반. 남대문시장에 삼익패션타운 빅게이트 등 대형 의류상가가 들어서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동대문시장에는 4년전부터 아트플라자 디자이너클럽 팀204 등 의류상가가 들어서면서 신세대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는 이들이 주고객으로 자리잡았다. 동대문시장의 의류상가들은 도소매를 겸하고 있어 일반 고객들이 소매상들에게 치이지 않고 쇼핑할 수 있다. 최근엔 남대문시장도 소매 기능을 강화하면서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을 심야에 번갈아 찾아가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 대형 의류도매상가는 「패션 DJ」가 틀어주는 젊은이 취향의 음악,환한 조명에 널찍한 매장,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예쁜 옷들이 많다는 점 등으로 신세대의 발길을 끌었다. 한 빌딩에 신세대 취향의 화장품 액세서리 신발가게 등이 몰려 있다는 점도 신세대가 좋아할 만한 부분이다. 『24시간편의점 편의방 심야할인매장 등의 성업으로 신세대층에 심야 쇼핑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퍼졌고 「올빼미 쇼핑족」들이 증가하게 됐다』고 거평프레야 상인연합회 상무 김영철씨(51)는 말했다. 〈이성주·이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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